[2022 군장병 공개 SW 온라인 해커톤 후기(1)] 참가 신청, 사전 테스트, 합격

군 복무 중 자기계발에 상당히 진심이었던 나는 군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해커톤에 참가하게 되었다...

💻국방 오픈소스아카데미(OSAM): 군장병 SW 해커톤

예비 SW 개발자들이 군 복무 기간 동안 공개 SW 기반 기술을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과정이다.
참가를 희망하는 분야를 선택 → 온라인 교육 → 사전 테스트 → 온라인 해커톤 → 평가 및 시상의 순서로 진행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관으로 개최된다.

그리고 2022년 10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두 달이라는 기간 동안 개인정비 시간에 제대로 쉬지도 놀지도 못하고 몸과 정신을 갈아 넣었던 대회가 드디어 끝이 났다 🤣

(준비기간까지 포함하면 자그마치 2 달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시간을 녹여도 남은 군생활을 보면 한숨만)
그렇게 대회가 끝나고 일주일간 기쁨을 만끽하고서, 수상 발표 전까지 뭐하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야 작성해보는 후기이다.

행복함을 만끽하며 2달가량의 시간 동안 대회에서 많은걸 느끼고 경험했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후기글을 쓰게 됐다.
대회 진행 중에 이건 꼭 나중에 블로그에 작성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포스팅 주제를 메모로 남겨놨었고 이를 최대한 꾹꾹 눌러 담아 작성해보고자 한다.

2022 군장병 온라인 해커톤 포스터

📃참가 신청

이번 해커톤은 작년에 비해 꽤 늦은 시기에 시작되었다.
나는 군 입대 전부터 현역이던 친구를 통해 이 해커톤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내가 군인이 되면 허튼 시간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개발 공부하면서 이 해커톤에 참가해서 군대에서 좋은 경험을 쌓겠다 다짐했었는데...

작년과 같은 시기에 사이트를 들어가도 해커톤 얘기는 전혀 없었다.
이 해커톤은 입대 시기가 맞는다면 군생활중 두 번까지도 참가 가능하지만 나는 10월 군번이라 한 번밖에 기회가 없었기에 참가가 간절했었다. 그래서 별다른 소식이 없는 사이트를 수시로 확인하며 개최를 기다리는 동안 SQLD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험 일주일 전에 사이트를 다시 방문했는데 참가 모집 공지가 올라와 있었는데 접수 마감이 시험 직후, 즉 일주일 남짓밖에 안 남아 있어서 부랴부랴 급하게 신청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참가자 선발 절차 요약

0. 분야 선택&강의 수료

참가 분야는 Web, App, IoT, Cloud 등이 있다.
내가 신청한 분야는 유일하게 경험이 있었던 Web분야였고, Web분야 필수 과정은
HTML, CSS, JavaScript, Node.js, React 강의였다.
이 외에도 모든 분야가 공통적으로 들어야 하는
공개 SW 입문, 공개 SW 라이선스, Git사용법 등에 대한 강의들도 있었다.

강의 난이도는 입문자도 쉽게 이해 가능한 정도까지만 다루는 편이었고,
나는 이미 아는 내용들뿐이라 교육은 수강 체크만 하고 바로 이론 평가에 응시했다.

1. 이론평가

이론 평가 내용은 Git, 라이선스 같은 공통 내용을 제외하고, 각 분야에 맞는 강의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구글 폼에서 강의 내용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퀴즈 형식으로 나오며, 난이도는 강의를 아예 듣지 않았고, 사전 지식이 없어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구글링으로 정답을 찾아서 합격점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이다.
내가 참가했던 Web 분야를 예로 들자면 HTML 태그 기능, Node.js의 특징, Node.js 특정 모듈의 기능 같은 내용이었던 것 같다.
나의 경우 구글링 하기 귀찮은 문제는 아는 선에서 찍었었는데 그렇게 100점 만점에 8~90점대를 맞았던 것 같다.

2. 코딩 테스트

이번 해커톤의 코딩 테스트는 군장병 대상 코딩 경진대회와 동시에 진행되었다.
그러니까 해커톤에 참가하고 싶으면 코딩 경진대회에서 참가해야 하고 경진대회의 점수가 해커톤 참가자 선발에 반영된다는 것

코딩 경진대회

이때까지 나는 알고리즘 공부나 코딩 테스트 준비를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매우 어렵게 느껴졌다.
프로그래머스 사이트에서 시험을 진행하며, 출제되는 문제와 문제풀이를 위한 코드 작성 환경도 프로그래머스의 실습 환경과 동일하다.
1~2주 정도의 기간 동안 원하는 시간에 응시 버튼을 누르면 된다. 나같은 경우 늦게 알아서 바로 응시..
총 5문제가 나왔고 한 문제당 20점씩 100점 만점이었다. 이를 주어진 시간 안에 풀면 된다

지원하는 언어는 C, C++, Java, Python, Javascript가 기본이며, 타 코딩 테스트에서 지원하는 언어는 거의 모두 포함되어 있어
아마 언어 때문에 참가를 못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코테 초초 초짜인 나는 문자열, 수열 등을 다루는 문제들만 끄적였는데,
난이도는 1~2번은 초짜인 나도 끄적여볼 정도의 난이도이고, 3~5번은 손도 못 대게 어려운 편이었다.
(내가 백준이나 프로그래머스를 해본 적이 없으니 레벨에 비유해서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

나는 테스트에 응시할 때 하필 싸지방 네트워크 상태가 오락가락해서 문제 풀다 말고 인터넷 끊겨서 튕기고 재접을 몇 번씩 하면서 시간에 쫓겨 문제를 풀다 보니 5문제 중 한 문제만 맞혀서 결과는 20/100점이었다. (... 사실 인터넷 안 끊겼어도 결과는 비슷했을 것 같다)

이때 문제 푸는 게 꽤 재밌다고 느껴져서 해커톤이 끝나면 알고리즘 공부와 코테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건 이 코딩 테스트는 해커톤의 참가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일 뿐이다.
즉, 이 테스트가 해커톤의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코테를 못 봐도 해커톤에 선발되고 프로젝트만 잘 진행하면 수상을 노릴 수 있다. (물론 코딩 경진 대회 수상에는 영향을 준다)

3. 개발계획서

이 해커톤은 사전 팀원이 없더라도 자신이 선정한 주제에 원하는 팀원을 모집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선정한 주제에 팀원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팀원 모집을 지원하는 팀 빌딩 게시판이다

전자, 후자 어느 쪽에 속하더라도 개발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여기에 해커톤에 참가하기 위한 프로젝트 명, 제안하는 아이템의 개요, 전망, 목표 등에 대해 작성해야 한다.
유의할 점은 병영생활 및 국방에서 활용 가능한 서비스가 주제이니 이에 맞추어 작성해야 한다.

나는 처음부터 내가 기획한 프로젝트로 참가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다. 이 시기에 나는 한미 연합훈련기간으로 인해 하루에 여가시간도 한 시간 남짓밖에 없는데, 자격증 시험을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해커톤 참가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프로젝트 주제까지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심지어 주제도 군대 관련으로 제한되다 보니 평소 생각한 아이디어들을 활용하기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계획서 작성을 안 하면 접수 처리가 안된다고 해서 급하게 아이디어를 쥐어짜 내 후다닥 작성하고 제출했다.
군인 복지 및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는 여러 정보와 혜택들을 긁어와서 알려주는 사이트에 커뮤니티 기능을 탑재하겠다는 내용으로 작성을 했는데, 물론 이 프로젝트로 대회에 참가할 생각은 없었고 조건만 충족하여 선발되길 기도하며 제출했다.

👨‍👩‍👧선발 및 팀 빌딩

그렇게 이론 8~90점 + 코테 25점 + 계획서 제출 완료 상태로 통과했는데,
함께 참가한 후임 점수를 들어보면 코테 0점에 개발계획서 제출을 안 해도 참가자로 인정해줬다고 하니
참가자 선발에 대해서는 사실상 교육을 이수했다는 이력만 있으면 점수가 낮아도 그냥 통과시켜준 것 같다.
(물론 이번 대회가 참가자가 적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이후엔 어떨지..)

팀빌딩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 대로 본인이 작성한 개발 계획서의 아이템을 함께 제작할 팀원을 직접 모집할 것인지,
혹은 다른 사람의 계획서를 읽어보고 해당 팀에 합류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나는 30분 만에 급조했던 내 주제에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바로 계획서 닫아버리고 내가 구현하고자 했던 아이디어와 결이 비슷하면서 끌리는 주제 + 나와 잘 맞는 기술 스택을 원하는 프로젝트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은 것이 바로 Mili-dream 팀이었다.

🎇MILI DREAM

우리 팀의 주제는

진로 유형검사를 통한 군장병 진로 설계 서비스

진로 유형검사 결과를 분석해 군 생활중에 실천 가능한 진로 계획을 추천한다.
자기 계발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군내 공모전/대회 정보를 제공하며,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같이 공모전/대회에 나갈 사람을 구인할 수 있다.
관심사 별 커뮤니티 기능으로 같은 관심사를 지닌 인맥을 형성해볼 수도 있다.

이런 주제였다. 이 대회에는 우리 말고도 커뮤니티 기능을 기반으로 한 유사한 주제가 몇몇 있었는데,
진로유형검사를 통해 진로계획을 추천해주는 점, 검사를 통해 나온 유형별 커뮤니티 기능 등이 다른 커뮤니티 프로젝트와의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나는 군대에서의 자기 계발에 상당히 진심이었기 때문에 나와 굉장히 잘 맞는 주제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생각했던 주제와도 유사한 점이 있었고 당시 참가 신청을 했던 팀원들의 소개글이 믿음직하길래 고민 끝에 신청을 했다.

참가 분야에 대해서는 프런트로 할지 백으로 할지 엄청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 시기가 SQLD 자격증 공부를 한 직후라서, 직접 DB를 다루면서 SQL을 사용해보는 경험도 해보고 싶었고 지금까지 프런트로만 대회에 참가해봤기 때문에 추후 개인 프로젝트를 할 때 백엔드 설계를 하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백엔드로 지원하게 되었다.
내가 어떤 개발자가 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보고 결정하고 싶었다.

팀원으로 지원하면서 팀 Notion에 작성했던 양식이다

팀원의 경우 나를 포함 총 7명이었는데, 다들 개발 경험은 제각기 달랐다.
아예 개발 자체가 처음이거나 퍼블리싱 정도만 경험해보신 분도 있었고, 회사에서 실무 하던 분, 외주 작업을 해보신 분 등 경력이 다양했다. 이런 환경에서의 프로젝트 경험에서 얻을게 많을 거라 생각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고자 생각했다.

🔧개발환경 세팅 및 지원

국방 오픈소스아카데미 측에서는 대회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각자 다른 환경에서 개발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개발환경에 대한 지원을 해주었다. 깃허브 repository 관리에 대한 가이드를 주고, Github CodeSpace를 제공해주었다.

출처: https://github.blog/2021-08-11-githubs-engineering-team-moved-codespaces/

구름 IDE와 같이 군대에서 싸지방 컴퓨터 혹은 태블릿으로 개발하는 병사들에게 유명한 서비스로,
웹 브라우저를 통해 VSC와 유사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게 해주는 웹 IDE다.
깃 헙 레포지토리를 기준으로 클라우드 컨테이너를 만들어서 접근하므로 어떤 컴퓨터에서도 같은 작업 환경에 접근이 가능했다.

개인 컴퓨터를 이용 가능한 간부들을 제외하면 일반 병사들은 싸지방에서만 개발을 할 수 있고 이 싸지방 컴퓨터는 전원을 끄면 모든 데이터가 포맷되고 자리도 매번 다른 곳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잦아서 개발 환경이 상당히 불편할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이 서비스 덕에 개발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서비스를 접하기 전, 나는 싸지방에서 개발을 하는 게 너무 불편해서 개발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을 자주 했었다. 결국 손이 잘 안가서 주로 책을 읽거나 블로그 포스팅, 공식문서 등을 찾아 읽었을 뿐 직접 작업물을 개발하는 경우는 없었고 웹 실습 환경에서 예시 코드 따라 쳐보는 경우 정도가 다였다.

그러나 결국 이 서비스도 문제점이 꽤 많았고 다른 팀원들도 불만이 많은 편이었지만 (ex. 성능, 오류, 연결..)
없으면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니 불편해도 꾹꾹 참으며 사용했다..
여기서 다 못 다룬 CodeSpace에 대한 내용은 추후 군대 싸지방 개발을 주제로 따로 포스팅하겠다.

👨‍🏫멘토 선정 및 멘토링

20년도부터 군장병 해커톤은 온라인 해커톤으로 진행되었다.
이 해커톤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사전 참가팀인 것이 아니며, 참가자별로 수준 편차가 심하다.
게다가 서로 다른 부대에서 복무 중인 군인들이기 때문에 직접 모이거나 만나는 것은 고사하고 원할 때 소통을 주고받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 있는 군인들끼리 알아서 만들고 제출하기에는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고려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심사 기준에 적합한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위한 멘토가 각 팀마다 매칭 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경력을 갖춘 많은 멘토 분들이 20명 정도 참가하신다

멘토에 대해서 참가자의 선택권이 있는 것은 아니며 주최 측에서 분야에 맞는 멘토를 매칭 시켜서 통보해준다.
멘토링 주기는 정해진건 없고 멘토와 소통하여 결정하면 되는데 주최 측에서는 주 1회를 권장한다.
이전에는 필수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2022 기준 멘토링은 필수이다

다른 팀의 멘토를 경험하진 못해서 우리 팀의 멘토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멘토는 검증된 이력을 바탕으로 정성적인 조언 + 피드백을 해주신다. 무엇보다 심사위원과 가까운 입장에서 팀의 프로젝트를 미리 평가해주고 조율해주기 때문에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고 느꼈다

수상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 멘토링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경우에도 프로젝트 진행과 더불어, 개발자로서 실무에 대한 조언, 필수 제출 문서 작성 시 유의사항, 발표 영상 및 PPT 제작 등 많은 충고를 해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고 멘토링이 없었다면 제대로 해커톤을 끝마칠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용도 많이 길어진 것 같아서, 자세한 멘토링 내용과 함께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은 다음 2부 포스팅에서 이어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