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군인의 리눅스마스터 2급 합격한 후기

이제 와서 적는 것도 좀 오래된 것 같긴 한데.. 군대에 와서 여태 내가 뭘 했었는지 정리하던 와중에

빼놓고 넘어갈 수 없었던 내 첫 자격증이다보니 이제라도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리눅스마스터 시험은 거의 자대 배치를 받은 지 한 달 지나자마자 바로 신청하고 시험을 봤던 것 같다 

이제 와서 다시 일정을 뒤져보니 2022년 2201회 2차(01.25~03.12)에서 합격했더라

지금은 어느덧 반년이 훌쩍 지나 군꺽의 시점에서 여러 자격증 시험과 대회에 도전하다가 생각해보니 내가 군대 안에서도 이렇게 뭐라도 해보려고 노력하게 된 첫걸음이 리눅스 마스터의 합격이었던 것 같다.

 

직접 해보니 군대 안에서도 충분히 해볼만하다 싶었고 나 뿐 아니라 많은 군인들이 시도하면 좋을 것 같아서

자격증 공부를 고민하는 군인들을 위해, 리눅스 마스터에 합격 후기를 풀어볼까 한다

 

 

❓리눅스 마스터란?

제일 확실한 공식 사이트 설명이다.

오픈소스 OS이고 호환성이 좋고 커뮤니티도 정보도 활성화가 많이 되어있다보니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는게 리눅스인데, 설명에서도 나와있듯이 클라우드, 스마트폰, IoT 드론.. 뭐 기타등등 여기저기서 리눅스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돌리고 있다. 이 자격증은 이런 리눅스를 다루는 능력을 평가하는 자격증이다. 1급과 2급으로 나뉘며 1급은 시스템 관리능력, 2급은 OS 사용 능력을 평가한다. 

 

실제 회사에서 어느정도 평가를 받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나름 가점 기준에 들어가는 회사도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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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리눅스 마스터?

사실 단순히 휴가를 위한 자격증이라면 쉬운 자격증은 많았다.

부대에서 연 2회 지원해주는 국기검만 잘 활용해도 돈안들이고 가능한 자격증도 많고.. 

근데 아무 자격증이나 따기보다는 전역 후의 나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따고 싶었다. 애초에 복무기간 조금 더 긴 공군을 선택한건 조금 더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기계발에 많이 투자해야겠다 생각하고 지원한 것도 있었다.

나는 개발자라서 개발 능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자격증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정처기를 따기엔 조금 이른.. )

 

입대 시점의 나는 전공자임에도 리눅스를 접해본 적 없는 상태였다.

수업은 있지만 수강신청은 하지 않았던.. 그래서 전역 후 운영체제나 시스템 프로그래밍 과목에서 리눅스를 접할 텐데 미리 알아두면 전역하고 수업들을 때 조금 편하지 않을까 싶었다.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입대 전 진행했던 여러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클라우드 환경이나 도커 환경을 다룰 때 리눅스를 몰라서 애먹었던 경험이 있다. 리눅스를 공부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지만 입대가 다가오면서 어영부영 미루어두다가 입대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입대를 했는데 공군 특기학교에서 운영체제 교육을 받게되었다. 학교 수업에 비해 실습도 없고 이론도 가볍게 다루고 3주만에 교육 및 시험을 보기 위해 깊은 내용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교육때 공부한 내용이 리눅스 마스터 시험 내용과 일부 겹치는 것을 보고 공부한거 써먹기 좋겠다 싶었다. 

 

다행히 휴가를 위한 가점 지원 대상에도 포함되는 자격증이었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인데다, 이미 공부해둔 내용이 나온다면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딸 수 있는 자격증일거라 생각해서 바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공부 방법

난이도를 생각하면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딸 정도로 쉬운 자격증에 속하기 때문에 그렇게 깊은 내용을 다루지 않고 기출 위주로 문제가 출시됨을 알고 있었지만, 앞에서 얘기했던 것 처럼 나는 합격만을 생각할게 아니었기 때문에, 단순히 답을 외우거나 기출만 여러 개 돌리는 기계적인 공부보다는, 이 시험에서 다루는 내용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래야 나중에 들을 수업에서도, 혹은 내 개인적으로 운영체제나 서버를 다루는 상황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도 있고, 사실 그냥 나는 무작정 암기하는 학습과는 잘 맞지 않는 편이다. 덮어두고 암기하는게 잘 안되는 그런 ...

 

국내 자격증 시험에서 이런 태도로 공부하는 것은 미련한 방법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직접 해보니까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래도 리눅스 마스터는 합격을 걱정할 만한 난이도는 아니라고 판단했고 잘 숙지하면 개념도 도움이 많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개념 파트를 빼지 않고 꼼꼼히 읽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후회는 없다. 지금은 또 시간이 많이 지나서 전부 기억하진 못하지만 유용하다 느꼈던 지식이 많았다)

 

📖 리눅스 마스터 필기(1차)

앞에서 내가 개념을 열심히 공부했다고는 했지만 리눅스 마스터 2급 필기는 사실 공부할 필요가 없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데 거의 모든 문제를 구글링+족보를 통해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난이도도 쉬워서 그냥 읽으면서 풀어도 충분히 거의 풀리는 편이었는데 풀다보니 헷갈리는 건 자잘한 내용은 검색해서 찾아보고 풀기도 했다. 근데 시험을 보고나서 느낀건 이 챕터에 대해서 아는게 없어도, 문제를 안풀어봤어도 그냥 검색이랑 자료 참고로 다 커버가 되는 수준이라면 확실히 개념을 꼼꼼히 공부하는 건 (특히 필기 때)  합격만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미련한 시간 투자가 맞구나 싶었다. 안정적인 점수로 합격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공부했던 pdf는 아래 첨부하였다. 사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아무 자료나 잡고 써도 상관없다. 

 

(pdf)리눅스2급1차족보new.pdf

0.65MB

 

 

 

📑 리눅스 마스터 실기(2차)

실기보단 2차 필기에 가깝다.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필기와 달리 직접 시험장에 가서 시험지를 푸는 방식으로 2차 필기 문제를 푼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책의 개념&기출을 돌렸다. 

 

리눅스마스터 2급 기본서(2021)(이기적)

떠오르는 신흥 강자! 리눅스마스터 2급 2021년 도서가 드디어 영진닷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리눅스마스터 2급을 취득하기 위해 필요한 최대한의 것을 전부 제공해 드립니다. 시행처에서 발표한 출제기준에 완벽하게 맞는 핵심이론 내용과 이론을 공부한 뒤 바로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구성은 수험생들이 스스로 어떤 내용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어떤 내용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입니다. 또한 가장 최신의 2020년 기출문제까지 모두 수록하여 2021년 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어떤 자격증을 공부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입니다.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도록 리눅스마스터 2급의 1?2차 내용을 모두 자세하게 풀이하였고, 공개되지 않은 1차 문제를 변형하여 예상문제로 수록하였습니다. 리눅스마스터 2급 합격을 영진닷컴에서 응원합니다!

저자

권소라

출판

영진닷컴

출판일

2021.03.10

 

 

나는 개인적으로 기출을 푸는 방식 자체가 생소하기도 하고 원래 성향상 문제풀이보단 개념 파트 공부를 더 좋아해서 그런지 실기 날짜가 다가오기 전에는 정말 하루 종일 개념 파트를 읽었던 것 같다. 문제를 풀고 정답 맞추는 과정보다는 리눅스 내용을 읽고 공부하는게 지루하지 않고 흥미도 느껴져서 그냥 편하게 읽어나갔다. 공군 꿀보직 출신들은 알겠지만 공군은 일과 시간에도 나름 여유로운 날은 책을 읽거나 개인 공부를 하기도 한다. 나 또한 시간이 나면 틈틈이 책을 꺼내서 개념 파트를 읽었다.(그 시절 원래 상번해야하는 사무실이 공사중이라 다른 부서 사무실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있어야 했던 시절이라.. 시키는 일 없으면 그냥 얌전히 책만 읽었다)

 

일과 후 개인 정비 시간과 연등 시간까지 써서 하루 공부한다 하면 평균 2~3시간은 개념 파트 글을 읽었던 것 같다. 물론 매일매일 한건 아니라..  개념 파트 공부는 준비기간만 따로 계산하면.. 20시간 정도 공부했나? 싶다.

 

개념 파트를 읽고 나면 챕터마다 있는 개념&예상문제가 있다. 이게 굉장히 유용했는데, 개념을 읽으면서 이해 안 가던 게 문제를 풀면서 이해가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험문제와 유사한 문제가 많았다. (아무래도.. 문제은행식 시험이다보니)

 

책의 뒤편에는 기출만 여러 개가 모여있는데 한 두 회차 정도 빼고는 다 풀었었다. 기출이 그게 그거라는 느낌도 많이 들었고 솔직히 문제풀이는 별로 안 좋아해서...(지겨웠다ㅎ) 풀면서 모르는 문제, 틀린 문제는 체크해두고 해설지의 해설을 따로 적어서 새로운 공부 자료로 활용했다. 이해될 때까지 계속 읽고 이해 안 되면 다른 색으로 체크하고.. 반복하다 보니 기출 시험지가 정리본 같은 느낌으로 변했던 것 같다. 

 

시험 전날에는 연등 신청하고 밤새서 공부해서 시험 외출 시간까지 1분도 안 잔 상태로 계속 읽었다. 

그렇게 군복 챙겨 입고 시험장으로 출발..

당시 코로나로 인해 휴가를 단 한 번도 못 가본 상태에서 외출해서 학교에 가니 상당히 들떴었다
(무려 150일 만의 사회 공기.. 는 좋다만 시험장에 군복 입고 들어가니 사람들이 더 쳐다보는 듯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시험 장에서는 밤새 체크했던 문제와 개념들 위주로 계속 읽었다. 이때쯤엔 더 읽어볼만한 내용이 두장도 안 되는 분량이었기에 그냥 기계처럼 읽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기엔 지루해서 읽은 느낌

 

 

결과

지금은 시간이 지나 점수까지는 안나온다.. 커트라인이 60점인데 점수 자체는 70점을 넘겨 안정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리눅스 마스터는 시험지를 가지고 돌아가게 해 줘서 끝나자마자 생활관에 돌아가서 동기들과 함께 구글링 하면서 체점했는데 이미 이 가채점 때부터 합격임은 알고 있었다. (이때 내가 과락 비율 계산을 잘못해서 과락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나중에 다시 계산해보니 과락은커녕 매우 안전빵이었다)

 

 

 

✨ 정리

개인적인 얘기를 담다보니 서론이 길어졌는데 그냥 리눅스 마스터 준비에 필요한 정보만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이기적 개념 파트 '정독' - 20시간(합격만 하면 된다 하는 사람은 이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다 기출만 여러번 봐도 합격은 충분 )

기출 4회분 이상 풀이/해설 참고/오답 반복 - 10시간

정리본 정독 - 1시간

 

아무래도, 공군이라 여유가 있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결국 군인이라.. 그리고 자격증 공부만 했던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책도 좀 읽고

싸지방에서 문법 공부도 좀 해보고 그러다보니 자격증 공부를 하는 텀이 꽤 길었다.

매일매일 본게 아니라 한번 읽을때 2~3시간 읽고 또 나중에 2~3시간 읽고.. 

그러다보니 예전에 공부한 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까먹은부분 다시 읽어보고 하면서 시간을 많이 써서 저 정도로 걸린 것 같다.

 

합격만을 목표로 각 잡고 자격증에만 집중하면 훨씬 단기간에 합격은 가능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책 안 사고 기출만 여럿 돌려도 가능할 정도..? )

 

리눅스 마스터를 공부하면서 리눅스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대략 이해할 수 있었고,

실제로 사용하는 명령어들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실습이 없었음에도 리눅스가 친숙하게 느껴지는 정도는 된 것 같다.

나랑 처지가 비슷한 군인들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자격증이다. 동기들한테도 권해보긴 했는데 다들 아직은 노는게 더 좋은것같다  ㅎ

 

 

그리고 구체적인 경험을 예로 들어보자면 나는 군 해커톤에서 우분투 기반의 codespaces를 다룰 때 리눅스로 작업을 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대회측에서 제공한 서버 환경이 리눅스였어서 파일 관리를 리눅스 명령어로 모두 해야했는데 배운걸 써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확실히 사용처가 많은 만큼 배워두면 써먹기 좋은 자격증인 것 같다.(물론 이제 기억안나는 내용이 많지만) 

 

 

후기

: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이 자격증을 준비하던 시절이 군 복무 기간 중 제일 열심히 살았던 때가 아닌가 싶다 

 

휴가/외출이 엄격히 통제 중이라 시간이 남으면 항상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했었고, 특기학교 때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가장 잘 남아있을 때라서,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특기학교 때가 생각 나고 의지도 불타올라 다들 자대 배치 끝났다고 놀기만 할 때 혼자 공부할 원동력이 생겼다. 동기들도 엄청 열심히 사는 것 같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냥.. 뭐 큰 이유는 없었고 맘편히 놀기보단 뭐라도 하고있을때 불안함이 적어서 그게 편했다. 자격증뿐 아니라 개발병으로서 개발 업무도 해야 했기에 개인적인 개발 공부도 병행했었고, 업무가 아니더라도 전역하면 계속 개발을 하테니 개발쪽 지식을 쌓고싶어서 책이나 블로그 글도 많이 찾아읽었다.

 

사실 공부 내용을 돌이켜보면.. 이 자격증이 전역 후 나에게 드라마틱하게 도움이 되진 않을거다. 아마 누구나 시간 좀 쓰면 시도해볼만한 정도의 자격증이니까

아마 회사에서나 다른 사람이 평가하기에, 내가 리눅스를 전혀 모르진 않는다고 증명하는 역할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마냥 놀면서 살진 않았다는 나름의 증명이 되지 않을까 싶고 그정도면 만족한다.

 

이 자격증이 가지는 가치랑은 별개로 내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의지로 노력해서 취득한 생에 첫 자격증이라는게 의미가 큰 것 같다.(초등학생 때 학교에서 지원해서 땄던 사무 자격증 같은 것들은 이젠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내가 군 내에서 남들처럼 풀어져서 놀지 않고 꾸준히 성장을 바라보며 자기 계발에 몰두할 수 있게 해 준 그 첫걸음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 자격증에 대한 인상은 앞으로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아마 이 자격증 준비 과정이 지루하고 재미없었거나 아쉽게 불합 했다면 지금의 나는 개인 정비 시간에 항상 침대에 누워서 TV 보면서 폰게임만 하고 노는 흔한 군인이 됐을지도...)

 

입대 전에 도커를 다루면서 뭐가 뭔지도 모를 리눅스 명령어들을 구글링 하며 따라 치고 사용하면서 답답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그래도 이젠 좀 더 능숙하게 다룰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여건이 되면 윈도가 아닌 리눅스 체제 위에서 개발하는 경험도 해보고 싶다.